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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바둑 격언 속에 들어있는 인생의 의미(위기십결, 위기오득) (下편)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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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棄子爭先(기자쟁선) -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돌 몇 점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먼저 착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기자쟁선이 강조하는 전략은 ‘버림돌 작전’ 쉽게 말해 희생타를 써서 이익을 보는 것을 말한다.

‘하수는 돌을 아끼고 상수는 돌을 버린다’는 말이 있는데, 소임을 다한 돌은 그 숫자가 많더라도 가치가 적고, 상대를 차단하고 있거나 대세의 요처는 비록 한 점이라 해도 그 가치가 큰 것이다. 전체를 보는 안목이 요구되는 전략이다.

 

5) 捨小就大(사소취대) -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눈앞의 작은 이득을 탐내지 말고 대세를 넓게 보며 움직여야 한다. 말은 쉽지만 막상 바둑을 두다 보면 쉽지 않은 것이 ‘사소취대’이다. 작은 이익은 눈앞에 보이는 반면 큰 이익은 비교적 멀리 있어 얻는 데 시간이 걸린다. 미래를 냉철하게 내다보며 작은 이익들을 과감히 포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사자성어로 소탐대실()이 있다.

 

6) 逢危須棄(봉위수기) -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위험에 처할 경우에는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혹은 버려야 한다.

바둑을 두다 보면 양곤마가 되어 쫓기게 될 경우도 있고, 미생이 여러 개 뜰 때도 있다. 이 미생을 도저히 살릴 가능성이 없거나, 혹은 살더라도 쌈지를 뜨고 삶의 대가를 크게 지불해야 할 때는 오히려 버리는 것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결단의 시기는 빠를수록 이롭다.

 

7) 愼勿輕速(신물경속) - 신중하라, 경솔하거나 급해지지 말라.

 

바둑을 경솔하게 빨리 두지 말고 한 수 한 수를 신중하게 생각하며 두라는 조언이다. 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착수를 결정할 때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 대체로 속기파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착점은 수읽기의 부재로 인해 착각과 실수를 동반하기 쉽다. 그래서 고수들은, 매 수마다 의미를 부여하며 착점하는 습관을 지닐 것을 조언한다.

 

 

8) 動須相應(동수상응) - 마땅히 서로 호응하도록 움직여라.

 

바둑돌 하나 하나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므로 착점을 결정하기 전에 자기편 돌의 능률과 더불어 상대편의 움직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행마를 할 때는 모름지기 기착점들이 서로 연관되게, 호응을 하면서 이끌어 가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이미 착수된 돌들도 상황에 따라 역할이 시시각각 변한다. 바둑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 이 흐름을 이해하면 고수가 될 것이다.

 

9) 彼强自保(피강자보) - 적이 강하면 나부터 지켜라.

주위의 적이 강한 경우에는 우선 내 돌을 먼저 보살펴야 한다. 상대의 집이 커 보인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뛰어들거나 내 돌의 약점이 많은 곳에서 무모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바로 패배하는 지름길이다.

 

10) 勢孤取和(세고취화) - 세력이 고립되면 조화를 취하라.

 

상대 세력 속에 고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속히 안정하는 길을 찾고, 화평을 구해야 할 것이다. 피강자보와 같은 의미를 담은 경구로, 최후의 승리를 위해 순간의 굴욕이나 웅크림을 감수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위의 10가지 사자성어들은 초보자건, 고수이건 상관없이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실천해야할 중요한 법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사실 바둑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삶의 지혜라고 볼 수 있다.

5천년 역사가 담긴 한자들이니 잘 기억해두었다가 활용해보자.

 

 

6. 다음은 위기오득(圍棋五得)에 대해서 알아보자.

 

바둑을 두면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고 해서 이를 ‘위기오득()’이라 칭한다.

 

1) 득호우(得好友) - 바둑을 통해서 좋은 벗을 얻는다.

 

바둑을 두기 위해 마주 앉았으니 이미 좋은 친구요, 또한 서로를 배려하며 한 판의 바둑을 함께 완성해가니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광경일수 없다.

 

남녀노소 할것없이 바둑으로 행복할 수 있는 모습.

 

 

2) 득심오 (得心悟) – 오묘한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

 

바둑은 승패를 다투면서도 조화를 이뤄가며 그 과정 속에서 예술과 사유가 발생하니 대국 중에 절로 오묘한 삶의 이치를 터득하게 한다. 이는 위기십결에서 깨달을 수 있는 이치와 같이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3) 득인화 (得人和) - 사람들과 화합할 수 있다.

 

바둑을 매개로 사람들과 교분을 나누니 저절로 인화를 얻을 수 있다. 바둑판 앞에서는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그 어떤 것도 차별 없이 동등하게 흑과 백으로 마주앉게 된다. 바둑은 이점에서 세계 평화의 도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4) 득교훈 (得敎訓) -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인생의 축소판인 바둑을 통해 삶의 지침을 얻는다. 지나간 인생은 되돌려 다시 시작할 수 없지만 바둑에는 ‘복기’가 있어서 자신의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반성할 수 있다. 바둑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알차고 풍성하게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5) 득천수 (得天壽) - 바둑을 두면 천수를 누릴 수 있다.

앞의 네 가지를 모두 이룬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천수를 누리는 것’이다. 역사상 최초의 바둑책인

'기지()'를 쓴 반고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주 대자연의 음양원리를 원용한 바둑은 상대성을 추구하는 놀이다.
이를 즐기며 체득하는 동안, 인간은 우주 원리에 순응하는 법을 알게 되고
그로써 수명을 늘여 장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위기십결과 위기오득을 알아보았는데 5천년 역사동안 깨달음을 얻은 선조들이 이를 생각해내고 만들었다니 참으로 대단한것같다. 바둑 둘때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실천해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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