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급 ~ 고급
중급 단계부터는 바둑의 매력에 눈을 뜨는 시기 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자신만의 기풍, 대국관, 좋아하는 기사의 스타일 등이 정해진다. 프로기사의 대국을 관전하며 형세를 읽을 수 있는 안목도 갖췄고, 대국의 즐거움과 관전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는 단계에 도달하였다. 여기서 고급 기량을 지닌 바둑 애호가로 가는 신속한 발걸음을 소개한다.
1) 오청원 대국전집 (1~3권)
앞서 바둑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오청원 이라는 인물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프로기사를 꿈꾸는 지망생이라면 ‘살아있
는 기성’ 오청원 9단의 기보집을 반드시 놓아봐야 할 것인데, 실제로 어떤 초일류기사는 오청원 대국전집을 이백 번 이상
놓아보았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오청원 명국세해’는 프로기사들의 필수 교과서로 거의 모든 기사들이 독파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오청원 9단이 현대바둑에 끼친 영향력이 크고, 그의 바둑철학인 ‘조화’는 바둑 역사의 찬란한 유산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2) 사카다의 묘 시리즈
오성출판사에서 번역본을 냈던 ‘사카다 바둑 시리즈’이다. 포석의 맥점, 공방의 묘수, 공격의 기본, 수읽기와 끝내기 등 바
둑의 고급기술을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사카다 ‘포석의 묘’는 프로기사들이 극찬한 최고의 포석 이론서이다. 면도날 사카
다 에이오 9단의 번뜩이는 혜안을 만나볼 수 있다.
3) 조치훈의 걸작선
‘목숨을 걸고 둔다’는 모토로 유명한 조치훈 9단의 격전보를 담았다. 조치훈에게 있어서 바둑의 승부란 투혼을 넘어 처절
한 몸짓이자 생의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이 책을 접하면 조치훈 9단의 대국관을 접하게 되고, 그가 표현
하는 바둑의 숭고함과 경외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4) 바둑 6대의 고전 (현현기경, 관자보, 기경중묘, 현람, 사활묘기, 발양론)
바둑 5천년 역사가 남긴 6대 고전으로 평가 받는 주옥 같은 사활집이다. 현현기경, 관자보, 기경중묘, 현람, 사활묘기, 발양론이다. (난이도는 기경중묘가 가장 쉽고, 발양론이 가장 난해하다.) 현현기경은 1300년대에 씌어진 중국의 걸작으로, 각 문제마다 중국의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어 문제의 깊이를 더했다. 6대 고전을 통해 바둑의 깊이와 향기를 한껏 맛볼 수 있고, 더불어 사활감각을 끌어올리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6대 고전 중 가장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관자보는, 과거의 책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주제인 끝내기에 중점적으로 접근하여, 종반에 대한 시야를 획기적으로 열어준다.
특히 현현기경 문제집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만들고 생각해냈는지 조차 감이 안오는 문제들이 수두룩 하다.
마지막으로는 실전 경험을 쌓는것이다.
프로기사들이 둔 대국을 많이 보고, 실제로 두어보는 것 그리고 온라인 바둑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프라인과 온라인바둑을 통해 바둑 두는 즐거움을 누리고, 본인의 기풍을 확인하며 이 과정에서 공격적 혹은 수비적인 자신의 성향이 드러나고, 좋아하는 포석이 정해지며, 원하는 공부를 계획할 수 있다.
내가 둔 바둑을 그대로 다시 따라두는 복기는 실전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공부 방법이다. 특히 진 바둑을 복기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뼈아픈 성찰을 통해 패배한 이유를 분석하고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게 한다. 자신보다 상수에게 복기를 받으면 바둑이 빨리 늘게 된다. 아무래도 상수들은 앞선 안목으로 판을 주도하게 되므로, 바둑의 고수 근처에 머물면서 복기를 부탁해 본다. 복기를 통해 바둑이 강해진 대표적인 기사로 중국의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이 있다.
위의 방법을 통해 바둑을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여러 바둑 이론서를 단계별로 읽어 본다. 이론을 공부하는 이유는 고수의 안목을 배우고, 나의 바둑의 토대를 튼튼히 다지기 위함이다.
바둑공부는 처음에는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지만 기력이 강해진 어느 순간 감동으로, 삶의 교훈으로 다가오게 된다. 바둑의 참된 즐거움을 만끽하는 그날까지, 바둑이란 높은 산을 겁내지 말고 차근차근 오르시길 권유하며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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